장흥-제주 간 ‘오렌지호’를 아시나요?
김홍철의 성공신화 - 첫 번째 이야기
어민들의 극심한 반대를 설득하다

김홍철은 오렌지호의 정식 취항을 3일 앞둔 상황에서 담당 직원으로부터 다급한 도움 요청을 받았다. 자신들의 힘으로는 민원을 해결할 수 없으니 김홍철 부회장님께서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담당 직원들의 힘으로는 거세게 항의하는 민원인들을 설득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직원들의 요청을 받은 김홍철은 한달음에 완도로 내려갔다. 정식 취항이 3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민원으로 인해 항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약속한 날짜에 ‘오렌지호’를 취항시킬 수 없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여태까지는 순조로웠는데 준비단계 막바지에서 뜻밖의 복병을 만난 것이다. 배가 제 날짜에 운항을 개시하려며 항로문제를 해결해야 했고, 항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는 것이 먼저였다.
오렌지호가 다녀야 할 뱃길은 신설항로였다. 그런데 오렌지호가 다녀야할 수로, 회진에서 청산도 까지는 어장이 많았다. 이 때문에 양식장 피해를 우려한 완도주민들이 반대를 하고 나선 것이다.
오전 10시, 서로의 이해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불꽃 튀는 마라톤회의가 시작됐다. 이날 회의에는 선박회사를 대표해 김홍철이 나섰고, 관계 공무원 그리고 지역주민과 대책위원들 합쳐 150여 명이 참석했다. 당초 십 수 명만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던 지역주민들이 150여 명 참석한 것이었다. ‘오렌지호’ 취항에 따른 지역주민들의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었다.
주민들이 오렌지호의 취항을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오렌지호가 어장을 지나게 되면 너울성파도가 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어장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과 “파도로 인해 어장 도구를 실은 바지선이 전복 될 수도 있다”는 염려 때문이었다.
김홍철은 주민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오렌지호가 취항을 하게 되면 너울성파도로 인해 해초류가 피해를 본다고 주장하는데, 해초류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적당한 너울성파도가 필수적이다. 그래서 너울성파도로 인해 어장에 피해가 발생할리는 만무하다. 그리고 김 양식에 대한 피해도 우려하는데, 김 양식 기간 동안에는 오렌지호의 최대 속도 38노트에서 감속해 12~14노트로 서행을 하겠다. 만약 오렌지호의 운항으로 인해 어민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고되면 어민 대표자, 관, 학계, 정부 관계자, 회사가 참여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피해사례를 조사 하겠다. 조사 후 ‘오렌지호’에 의한 피해로 판명 될 경우 어민 피해에 대해 충분히 보상하겠다.”
김홍철은 이와 같이 내용으로 주민들을 설득했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반신반의 하거나 냉담했다.
“당신과 회사를 어떻게 믿을 수 있을 수 있느냐?”는 불신이었다.
이 같은 주민들의 불신에 대해 김홍철은 어민들을 위해 일해 온 30년 수협인의 인생을 걸고 설득했다.
“내가 수협 인들을 위해 30년 동안 해 온 일에 대해서는 여기에 계신 수협 인들이 더 잘 알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쌓은 30년의 명성을 ‘오렌지호’에 관한 약속 때문에 무너뜨릴 수는 없다. 그러니 영원한 수협인 김홍철을 믿어달라.”는 읍소였다.
이 같은 김홍철의 설득이 통했는지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10시가 돼서야 끝난 마라톤 회의에서 극적인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었다.
완도지역 주민들과의 합의를 이룬 다음 날, ‘오렌지호’는 정식 운항허가를 취득했다. 김홍철의 지식과 뚝심, 그리고 어민들을 위한 진정성이 ‘오렌지호’를 약속한 날짜에 운항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관광산업은 지역경제 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 경제에도 영향을 미쳐
김홍철의 관광이 미치는 경제효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지역을 발전시키려면 지역에 사람이 많이 모여야 하고, 구매력을 가진 사람이 늘어야 지역경제가 활성화 된다. 365일을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대부분의 생필품을 자급자족을 하지만 외지에서 관광객들이 온다면 지역의 상품을 어떤 식으로든 소비를 할 수 밖에 없다. 당장 ‘오렌지호’에서 파생된 경제적인 효과만 들여다보자. 서울이나 대전에서 제주도를 가려면 비행기를 타고 간다. 이렇게 되면 전라남도 지역을 거쳐 가지 않기 때문에 우리 지역에서는 어떤 소비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만약 이들이 제주도를 가기 위해 ‘오렌지호’를 탄다고 가정하면 인근 에서 숙박을 하거나 식사를 해결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지역의 숙박업소와 음식점의 매출이 늘어나고 일자리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김홍철은 다음과 같은 추정치도 제시한다.
“365명이 우리지역에서 하루를 머문다면, 지역 주민 1명이 지역에 거주하는 것과 동일한 경제효과를 낸다. 그런데 ‘오렌지호’를 이용하는 승객은 6개월에 30~50만 정도이다. 이들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짐작할 수 있지 않은가.”
‘오렌지호’는 어떻게 탄생했나?
김홍철이 부회장으로 있는 대아그룹은 해운 관련 전문회사이다. 이미 거제, 통영, 남해, 부산에서 여객선을 운항하고 있다. 또한, 대아그룹은 한국과 중국의 공식 해상 항로가 열리기 한 달 전 이미 중국에 배를 보낸 회사이다.
대아그룹은 이미 포화상태에 있는 남해안을 벗어나 제주를 최단 시간에 갈 수 있는 지역을 물색 중이었다. 이때 김홍철은 자신의 고향인 전라남도에 사업을 추진할 수 있기를 건의했다. 회사는 김홍철의 건의를 받아들여 지역을 물색하던 중 고흥이 최적지로 떠올랐다.
고흥은 이미 고흥-제주 간 화물선이 운항 중이었고, 항구가 잘 조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어찌된 연유에서인지 선석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이때 장흥군에서 이 사실을 알고 대야해운에 제안을 해왔다.
“현재는 여객선이 운항할 수 있는 인프라가 없지만 3개월 내에 ‘오렌지호’를 띄울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 하겠다”는 약속이었다. 대아해운은 이 같은 약속을 믿고 장흥군과 MOU를 체결했다.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3개월 만에 인프라를 구축한 장흥군
장흥군의 준비작업은 실로 놀라웠다.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약속한 3개월 만에 배를 띄우기 기반시설을 갖췄다.
그 당시 이 상황을 지켜본 김홍철은 “지방행정관청이 이렇게 빨리 일을 해내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라고 그 당시의 소회를 말했다.
오렌지호가 흑자를 내는 것은 대아그룹만의 독특한 마케팅 때문
기자가 “오렌지호는 타사보다 저렴하게 운임을 책정했는데도 이익이 남느냐”고 묻자, 김홍철은 “흑자를 내고 있다”고 명쾌하게 답했다. 또, “오렌지호가 저렴한 운임에도 불구하고 흑자를 내는 것은 자사만의 독특한 경영기법과 마케팅 때문이다”라고 귀띔해 준다.
지역주민과의 상생은 기업의 이익과 부합
김홍철은 “지역 주민과의 상생은 기업의 이익과 직결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즉, 지역 주민에게 이익이 돌아가야 기업도 같이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이유로 대아해운은 오렌지호로 발생하는 이익금을 지역에 재투자 하고, 잉여 이익금은 어민을 위해 쓰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주민과의 약속이라고 했다.
김홍철은 전남 서남권의 미래를 위해 지금 보다 더 큰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그 계획이 실현된다면 우리 지역의 경제 사정은 한층 나아질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현재는 검토 중이라 공개할 수 없고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면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윤승현>-
관리자 news@jeo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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