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산이면 '보해매실농원' 매화 소식



  • 산이면 ‘보해매실농원’의 매화가 앞 다퉈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양지바른 곳의 매화는 활짝 웃는 모습이다. 꿀벌들이 꽃 사이를 분주하게 오가며 연신 꿀을 따고 있다. 그러나 햇볕이 잘 들지 않은 곳의 매화는 이제 막 꽃망울이 움트기 시작했다.


    농원의 매화가 동시에 개화해 우리가 매화 숲에 푹 빠졌으면 하는 바람도 간절하다. 그러나 이 같은 바람은 그저 바람 일뿐이다. 농원의 면적이 넓다보니 이곳의 매화가 동시에 개화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우리가 해를 이곳에 묶어두려는 욕심과도 같다. 자연은 태초부터 우리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곳의 세상은 둘로 나뉘어져 있다. 그러나 그 경계는 분명치 않다. 울타리 없이 관광객들의 귀를 파고드는 음악소리와 소음을 단절시킬 수 있는 그 무엇이 없는 이상 두 세상의 경계를 구분 짓는 것은 다분히 자의적이고 도식적인 이분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나는 이 장소를 꼭 둘로 나누어야 할 필요를 느낀다. 인간이 내는 소음과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매화를 동일시하는 것은 내가 이곳을 찾은 이유를 소멸시키는 또 다른 이유이기 때문이다.


    사실 위와 같은 필자의 바람은 그냥 흘려들어야 할 넋두리에 불과하다. ‘해남매실농원’은 경제적 목적을 가지고 매실의 대량생산을 위해 조성된 농원이기 때문이거니와 이유를 불문하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야 농원 측이나 이곳에 임시로 상점을 연 상인들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넋두리는 몽환적인 무릉도원을 꿈꾸는 시인 흉내로 생각하고 우리는 ‘보해매실농원’이 베푼 호의에 감사하며 매화의 바다에 푹 빠져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윤승현>
    • 관리자 news@jeo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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