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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낀 두륜산 | 관리자 | 2010-09-09 09:58:46 원문 URL : http://haenam.com/bbs/?tbl=climbing&mode=VIEW&num=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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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재에서 바라 본 두륜봉>
사찰로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22교구 본사인 대흥사가 있다. 산내 암자로는 남미륵암, 북미륵암, 일지암, 진불암, 상원암, 남암, 관음암, 청신암, 백화암, 만일암 등이 있다. 대흥사는 신라 진흥왕 5년(544년) 아도화상이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절은 북원(北院)과 남원(南院) 구역으로 구분되는데 북원에는 대웅보전을 중심으로 명부전, 응진전, 산신각, 침계루, 백설당, 청운당, 대향각 등의 전각과 요사채 등이, 남원에는 천불전을 중심으로 용화당, 가허루, 봉향각, 동국선원, 그리고 종무소 등이 배치되어 있다. 산내 문화재로는 국보 제308호인 북미륵암마애여래좌상(北彌勒庵磨崖如來坐像)이 있고 보물 제 제88호 탑산사동종(塔山寺銅鍾), 보물 제301호 북미륵암삼층석탑(大興寺北彌勒庵三層石塔), 보물 제 제320호 응진전 앞 삼층석탑(大興寺 應眞殿前 三層石塔), 보물 제1347호 서산대사부도(大興寺西山大師浮屠), 보물 제1357호 서산대사유물(大興寺西山大師遺物), 보물 제1547호 금동관음보살좌상(大興寺 金銅觀音菩薩坐像), 보물 제1552호 영산회괘불탱(靈山會掛佛幀)가 있다. 산내 암자 중 일지암은 다성이라 불리는 초의 선사가 그의 '다선일여(茶禪一如)'사상을 생활화하기 위해 꾸민 다원(茶苑)으로 현재 백련사 주지는 있는 여연 스님이 얼마 전까지 머물며 다도를 설파하던 곳이다. 두륜산 등산의 장점은 시간과 체력에 따라 코스를 단축하거나 늘릴 수 있다는 점이다. 제1코스는 대흥사 매표소에서 출발하여 장춘동 → 대흥사 → 표충사 → 북미륵암 → 오심재 → 노승봉 → 가련봉 → 만일재 → 두륜봉 → 진불암 → 표충사 → 대흥사 구간으로 5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제2코스는 대흥사 매표소에서 출발하여 장춘동 → 대흥사 → 표충사 → 북미륵암 → 만일암터 → 만일재 → 진불암 → 표충사 → 대흥사 구간으로 산행에 3시간 40분 정도 소요된다. 지역 주민들은 간단하게 두륜산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코스를 선호하는데 ▲오소재 약수터에서 출발하여 오심재 → 북암을 거쳐 다시 오소재 약수터로 하산하거나 ▲오소재 약수터에서 출발하여 오심재 → 노승봉 → 가련봉 → 북미륵암 → 오심재 → 오소재로 하산하는 코스가 그것이다. 오소재 약수터에서 만일재까지의 산행 오소재 약수터에 도착할 무렵 하늘은 회색빛을 띄기 시작하더니 금방이라도 비를 쏟아 부을 것 같다. 갈등의 순간. 이쯤에서 되돌아가야 하는 것인지 산행을 계속해야 하는 것인지 망설이고 있는데 산기슭에서 나보다 먼저 산을 오르는 일가족이 보인다. 연세가 지긋한 것이 우리 부모님과 동년배는 될 것 같다. ‘어르신도 오르시는데 내가 되돌아간다면 그것도 창피한 일’ 그냥 뒤따라 오르기로 했다. 소나무와 잡목들이 우거진 숲을 따라 형성된 좁은 길은 따라 걸었다. 얼마 전 내린 비로 바닥이 질척질척 했다. 세탁한지 얼마 되지 않은 운동화에 흙탕물이 튀어 얼룩덜룩 해졌다. 날씨가 흐려서인지 숲은 어둡기 까지 했다. 숲길을 반쯤 올랐을까 쓰레기 봉지를 든 사람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내려왔다. 궁금해서 물어보니 해남의 모 산악회에서 두륜산을 청소하는 날이란다. 2~30분을 걸었을까? 환한 하늘과 넓은 공터가 보인다. 이곳이 오심재다. 평소대로라면 성인의 키와 견줄만한 크기의 억새들이 자라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평지의 잔디밭 같다. 걷거나 앉는데 풀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심재에서 본 고계봉> 오심재에서 잠시 쉬며 사방을 둘러보았다. 북쪽에는 수채화로 채색한 듯한 파란 하늘과 하얀 물감을 흩뿌려 놓은 듯한 구름이 고계봉 정상에 걸쳐있고 남쪽에는 내가 올라야 할 노승봉이 진시황의 무덤처럼 떡 버티고 서있다. 작은 소나무 그늘에는 산행 온 부부가 마주 앉아 간식을 즐기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오심재에서 헬기장 오르는 길은 등산객 한 사람이 걸을 수 있는 소로이다. 초입은 억새와 잡목들이 무성한 구간으로 산을 오르면서 구계봉 방향을 조망할 수 있다. 잡목구간을 지나면 돌과 나무로 이루어진 지대가 기다린다. 여기서 부터 헬기장까지는 숲 밖의 세상을 볼 수 없다. 헬기장을 지나자 길 우측에 노승봉을 이루고 있는 암반이 눈에 들어온다. 황토색의 암반은 온통 물로 얼룩져 있고 일부분에서는 물방울이 똑똑 떨어진다. 그 물을 의지해 생명을 유지하는 것인지 암반 하부에는 이름 모를 수목들이 자라고 있었다. 암반을 지나자 숲 바깥세상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통천문 아래서 쉬고 있는 등산객>
<통천문 오르는 길>
노승봉에 오르자 주위는 온통 안개다. 좁고 약간 경사진 암반에 서서 주위를 둘러본다. 가시거리 10m 정도이다. 안개로 사라진 그 너머의 풍경은 상상 속에서나 그려야 할 것 같다. ‘이것이 무슨 시추에이션? 이것은 정말 카메라를 두 번 죽이는 일이야’라고 말하고 싶지만 어쩌랴. 이것도 하늘의 뜻인걸. 그들이 떠나자 노승봉이 휑하니 빈 것 같다. 안개는 바람을 따라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안개가 곧 내 몸에 스멀스멀 기어오를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나는 내 모습 밖에 볼 수 없겠지?’ 그런데 안개와 나와의 거리는 끝내 더 좁혀지지도 더 넓혀지지도 않았다.
<부안에서 온 등산객들>
<안개 낀 가련봉>
<가련봉 표지석>
가련봉을 내려가는 철과 나무로 된 계단이다. 계단의 형태와 배치가 산의 모습과 참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등산객을 배려한 계단 덕분에 쉽게 가련봉을 내려갈 수 있었다.
<새바위>
<굵은 바위로 형성된 너덜지대>
울퉁불퉁한 돌 위에서 넘어지면 최소한 중상을 입을 것 같다. 나와 가족의 안녕을 위해 돌에 시선 집중, 돌 위에 착지 집중. 너덜너덜한 돌들이 사람 참 너덜너덜하게 한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바로 만일재>
만일재는 헬기장처럼 평평한 지대다. 동쪽으로는 해남북일면과 강진 사내호를 조망할 수 있고 서쪽으로는 나무숲 길을 따라 만일암터, 천년수, 북미륵암, 대웅전, 오심재로 갈 수 있다. 남쪽으로는 두륜봉을 오를 수 있고 북쪽은 가련봉, 노승봉, 오심재로 가는 코스이다. 이곳은 등산객들이 갈 방향을 선택하게 하는 갈림길이다. 가련봉에서 만일재까지 오는 도중에 등산객을 한 사람도 볼 수 없었다. 그런데 만일재에 들어서자 등산객이 넘쳐난다. 사람 수 만큼이나 그들의 행동은 다양한데, 홀로 앉아있는 사람, 단독으로 가련봉 코스를 향해 가는 사람, 삼삼오오 짝을 지어 두륜봉을 향해 가는 사람. 그들은 그렇게 나뉘어졌다.
<두륜봉>
만일재에서 두륜봉을 오르지 않고 만일암터를 향해 하산을 시작했다.
<만일암터>
<천년수>
<사진ㆍ 글 : 윤승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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