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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잠긴 해남읍 | 윤승현 | 2014-12-18 21:06:34 원문 URL : http://haenam.com/bbs/?tbl=photo&mode=VIEW&num=1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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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새벽 여명이 서서히 밝아오자 하얀 눈 폭탄에 대책 없이 갇혀 버린 해남읍의 표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마당으로 통하는 현관문을 열면 힘센 누군가가 문이 열리지 않도록 버티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그 문을 힘껏 열고 마당에 나서면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눈밭을 만나게 된다. 마당을 건너질러 대문을 나서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여기도 눈, 저기도 눈, 세상은 온통 눈 천지다. 소소한 차이라면 눈이 많고 적음의 차이일 뿐 이었다. 바람의 이동이 잦은 대로변에는 발목 높이만큼의 눈이,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는 정강이 높이만큼의 눈이 쌓였다. 이렇게 많은 눈을 본 것은 몇 년 만의 일이다. 어두컴컴했던 하늘이 벗겨지자 주민들은 창고 깊숙이 감춰두었던 삽을 꺼내들고 눈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출근길을 서두르는 직장인들은 차 지붕에 쌓인 눈을 열심히 털어냈다. 상인들도 점포 앞의 눈을 치우기 시작했다. 공무원으로 보이는 이들 몇이 눈 쌓인 인도에 길을 내기 시작한다. 사람들의 통행을 돕기 위한 것 같다. 이날 오전 내내 눈발이 오락가락 했다. 멈추었다 싶으면 다시 내리고, 많이 올 것이라 기대하면 어느 순간 멈춰버렸다. 정신 차리기 힘들 정도로 순간순간 성격이 바뀌는 사람같이 변덕스러운 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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